
갑상선 질환 중 자가면역성 원인으로 가장 흔한 질환이 바로 하시모토 갑상선염(Hashimoto’s thyroiditis)입니다. 이 질환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갑상선 조직을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면서, 갑상선이 점점 기능을 잃고 갑상선 기능 저하증(hypothyroidism)으로 진행하게 되는 만성 자가면역성 질환입니다. 특히 여성에서 흔하며, 피로, 체중 증가, 추위에 민감해짐, 무기력함, 변비, 탈모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진단은 임상 증상 + 혈액검사 + 초음파 소견 등을 종합하여 이루어지며, 이때 임상병리 검사실에서 시행되는 정밀검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1. 갑상선 기능을 평가하는 기본 검사
TSH와 Free T4 가장 먼저 시행되는 검사는 갑상선 기능을 확인하기 위한 TSH(갑상선 자극 호르몬)과 Free T4(유리 티록신) 검사입니다. TSH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어 갑상선을 자극하는 호르몬입니다. 갑상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이를 보완하려고 TSH가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TSH 수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서 가장 민감하게 변화하는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4.5 mIU/L 이상이면 기능 저하 의심, 10 mIU/L 이상이면 명백한 저하증으로 진단하며 치료가 고려됩니다. 반면, Free T4는 혈액 내 활성화된 갑상선 호르몬으로, 실제 갑상선 기능을 반영합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초기에는 Free T4 수치는 정상일 수 있으나, 병이 진행되면 0.8 ng/dL 이하로 감소하면서 피로, 무기력, 체중 증가 등 증상이 나타납니다.
2. 자가면역성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검사
TPOAb, TgAb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가장 큰 특징은 ‘자가항체’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즉, 면역체계가 갑상선 세포를 외부 침입자로 착각해 공격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생기는 항체들이 바로 진단의 핵심 단서가 됩니다.
🔹 TPOAb (Thyroid Peroxidase Antibody) TPO(갑상선 퍼옥시다제)는 갑상선 호르몬을 합성하는 데 필요한 효소입니다. 이 효소에 대한 자가항체인 TPOAb는 하시모토 환자의 약 90~95%**에서 양성으로 나타납니다. 검사 기준은 검사 장비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35 IU/mL 이상이면 양성으로 해석됩니다.
🔹 TgAb (Thyroglobulin Antibody) Tg(타이로글로불린)은 갑상선에서 호르몬 전구체로 작용하는 단백질입니다. TgAb는 TPOAb와 함께 검사했을 때 진단 정확도를 높여주는 보조 지표입니다. 일반적으로 20 IU/mL 이상이면 양성으로 보고하며, TPOAb가 음성이라도 TgAb가 양성일 경우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국제 가이드라인과 주요 논문들에서는 두 항체 모두 확인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특히 TSH 수치가 경계 수준(예: 5~10 mIU/L)일 때 자가항체가 양성이면, 향후 기능 저하로 진행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참고: McLeod DS et al., The incidence and prevalence of thyroid autoimmunity, Endocrinol Metab Clin North Am. 2014)

3. 갑상선 구조를 보는 영상검사
초음파(Thyroid Ultrasound) 혈액검사만으로는 모든 정보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영상 검사도 병행됩니다. 초음파는 비침습적이며 갑상선의 크기, 결절 여부, 조직의 에코 변화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에서는 보통 저에코성(diffuse hypoechogenicity), 미만성 비대, 불균질한 실질 등의 특징을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갑상선은 위축되고, 섬유화가 진행되며 결절성 변화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영상 소견은 자가항체 양성과 함께 병합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며, 결절이 동반된 경우에는 암 가능성 평가를 위해 세침흡인검사(FNA)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4. 포인트
하시모토 진단에서 TPOAb는 가장 중요한 단일 항체입니다. 단독 검사보다 TgAb와 병용 시 진단 민감도가 증가합니다. 갑상선 기능 검사는 ECLIA (Electrochemiluminescence Immunoassay) 또는 CLIA 방식으로 정밀하게 측정되며, 장비 간 편차가 존재할 수 있어 항상 참고치와 비교하여 해석해야 합니다. 자가항체는 감염, 임신,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임상 증상과 병합한 해석이 필수입니다. 마무리하며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모호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혈액 내 갑상선 기능 수치와 자가항체 검사를 통해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TSH 상승 + TPOAb 양성은 진단의 핵심 조합이며, 이를 놓치지 않도록 임상병리사로서 정확한 결과 제공과 해석이 요구됩니다. 정기적인 추적 검사와 함께, 환자의 증상 변화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요 시 초음파 등 영상검사를 병합하여 갑상선 상태를 전반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